커뮤니티
[ 자유주제 / 화물∙특장 ] 까무룩 뱅글뱅글 쪽잠, 깨보니 해저 300m…물범아 괜찮니?
2023.04.21
[애니멀피플]
8달 동안 대양에서 잠수 되풀이 코끼리물범 뇌파 측정해 확인
30분 잠수에 잠은 10분…젖은 낙엽처럼 빙빙 돌아 낙하하며 ‘쿨쿨’
바다 표면 백상아리 회피 목적…하루 수면 2시간 포유류 최단 기록
북태평양에서 8달 동안 먹이활동을 하는 코끼리물범의 수면 행동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뇌파 감지기를 이용한 장기연구로 풀렸다. 놀랍게도 이 물범은 바다 표면의 포식자를 피해 깊은 바다로 잠수하면서 자는데 몸이 마비되는 렘수면 때는 물속에 가라앉는 낙엽처럼 나선형으로 빙빙 돌며 가라앉으며 자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시카 켄달-바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크루즈 캠퍼스 생물학자(현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등은 21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지난 20년 동안 야생 코끼리물범 334마리의 수면 행동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물범은 번식지인 해변에서는 하루 10시간씩 자지만 대양에 나가면 하루에 2시간밖에 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태평양에서 8달 동안 1만㎞를 유영하는 이 물범은 바다 표면의 백상아리와 범고래를 피하기 위해 1∼2분 동안 호흡하기 위해 나오는 때를 제외하면 10∼30분에 이르는 잠수를 거듭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잠은 잠수하는 동안 짬짬이 자는데 최대 수심 377m까지 하루 최고 104번에 이르는 수면 잠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깊은 수심으로 30분이 걸리는 긴 잠수를 할 때 코끼리물범은 10분 동안 잔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수면 잠수를 할 때 코끼리물범의 뇌파를 보면 처음에는 활발하게 깨어있다가 조용한 상태로 바뀌고 곧 얕은 서파수면과 깊은 서파수면을 거쳐 몸이 마비되는 렘수면 단계로 접어든다. 이때 물범은 몸이 뒤집힌 채 빙빙 돌며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가 잠에서 깨 수면으로 올라온다. 그러나 수심이 비교적 얕은 대륙붕에서 물범은 바닥에서 꼼짝하지 않고 자기도 했다.
연구에 참여한 다니엘 코스타 산타크루즈 캠퍼스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코끼리물범은 끊임없이 잠수하기 때문에 헤엄을 멈추고 천천히 가라앉는 이른바 표류 잠수 때 잘 것이라고 짐작해 왔지만 분명치 않았다”며 “이번 연구로 코끼리물범이 그런 식으로 잔다고 단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코끼리물범의 뇌파와 움직임을 조사하기 위해 물범의 머리에 사람의 수면클리닉에서 쓰는 것과 같은 센서와 데이터 기록 장치를 달고 번식지에 돌아온 뒤 회수해 분석하는 방법을 썼다. 물범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다른 센서도 동원했다.
이번 연구로 코끼리물범은 아프리카코끼리와 함께 포유류 가운데 가장 잠을 적게 자는 동물이 됐다. 아프리카코끼리도 하루에 2시간씩 잔다.
연구자들은 “뇌의 절반씩 교대로 자는 돌고래나 물개와 달리 코끼리물범은 사람처럼 뇌가 모두 잠들기 때문에 뛰어난 잠수능력을 이용해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는 깊은 바다로 잠수하면서 자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논문에 적었다.
동물에게 잠은 면역체계, 기억, 학습, 에너지 절약 등에 꼭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야생동물은 포식자 회피 등을 위해 독특한 수면법을 개발했다. 소는 자면서 먹고, 말은 서서 잔다. 타조는 눈을 뜨고 자며 군함새는 자면서 날기도 한다(▶하루 42분 수면, 10일 논스톱 비행 군함새 미스터리).
인용 논문: Science, DOI: 10.1126/science.adf0566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636788?sid=103
comments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