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사업을 두고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차 시장이 성장 할수록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거나 이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이 중요해지면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사후 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대형 리튬이온전지 철거 추정량이 오는 2024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폐배터리 시장 규모도 커지고 폐차 대수도 늘어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조6500억원 규모였던 전 세계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20조 2000억원으로, 2050년에는 최대 6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오는 2030년 411만대를 기록하고 각국의 정책이 본격화 되는 시기인 2040년 4227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8~10년 사용하면 잔존 용량이 기존 용량 대비 70%로 줄어든다. 이러한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사업은 크게 재활용과 재사용으로 나뉜다. 잔존 용량이 줄어든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고 불량품이나 잔존 용량이 '0'인 폐배터리에선 원자재를 추출해 재활용한다.
전기차 1대엔 400~450㎏에 달하는 배터리가 장착되는 데 이중 리튬이 40~80kg을 차지한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불안정해지며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등 금속 광물의 가격이 변동이 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소재 재활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가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소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법안을 마련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투자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전기차 생산 시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했는데 2030년 기준 새 배터리 제조시 코발트 12%, 니켈 4%, 리튬 4% 이상을 재활용 소재로 사용해야 한다.
내연기관을 탑재한 차량도 사라진다. 미국과 중국, 캐나다 등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모든 신차에 대해 CO2를 10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사실상 2035년 이후 모든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된다는 얘기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중국 코발트 생산 업체인 화유코발트와의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리튬을 추출할 계획이다.이 밖에도 LG엔솔은 LG화학과 북미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사이클(Li-Cycle)'에 지분 투자를 단행해 지분 2.6%를 확보했다. 라이사이클은 10년간 LG엔솔에 2만t의 재활용 니켈을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수명이 다한 이차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을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업체인 성일하이텍과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토대로 성일하이텍과 국내 첫 번째 상업공장을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성일하이텍의 지분 도 보유하고 있는 삼성SDI는 배터리 불량품이나 폐기물을 성일하이텍에 공급하고 성일하이텍이 원료를 추출해 다시 공급받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도 폐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는 폐배터리를 회수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유기금속을 추출하는 '폐배터리 순환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국내외 폐차장이나 딜러점 등에서 고장난 배터리를 회수해 이들 배터리를 운반할 수 있는 용기를 개발, 특허까지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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