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쟁률이 50대1에 육박하는 등 수도권 분양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반면 지방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에서 분양한 '수에르떼 밀양'은 45가구 모집에 단 한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앞서 이뤄진 특별공급 20가구 모집에서도 신청자가 아무도 없었다.
이달 초 분양한 제주 서귀포시 하효동 '서귀포 휴안1차' 아파트도 78가구 모집에 3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분양한 '제주 플래티움 61'도 58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13명에 불과했고, '대구 대실역 블루핀34'도 34가구 모집에 10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단지도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다.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울산시 남구 신정동 '문수로 롯데캐슬 그랑파르크' 187가구 모집에 39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의 청약 시장 회복세가 빠른 반면 지방은 산업단지 조성 효과가 나타나는 청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썰렁한 시장 상황이 어이지고 있다.
실제로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구(0.03대 1), 전남(0.04대1), 제주(0.12대1), 울산(0.16대1), 충남(0.27대1), 경북(0.57대1), 인천(0.86대1), 전북(0.95대1) 등 대부분 지방 지역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대1에 못 미쳤다.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수요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분양 시장 침체가 악화되면서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경우 경쟁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0.3대1이었으나 올해(1~5월)는 49.8대1로 치솟았다.
영등포구에서 분양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평균 198.7대 1 경쟁률을 기록했고, 은평구 신사동에서 분양한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도 평균 78.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지방은 공급폭탄이 지속될 전망이라 시장 상황이 불안하다.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규모 공급이 쏟아질 경우 시장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울산은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8786가구다. 이는 울산 지역 적정수요(5535가구)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입주물량 3352가구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많다.
미분양의 늪으로 불리는 대구도 올해 입주 물량이 3만4419로 적정수요(1만1785가구)를 훌쩍 뛰어넘는다. 내년에도 2만1175가구가 대기하고 있다. 충남도 올해 2만2640가구, 내년 1만9569가구로 적정 수요(1만629가구)보다 2배 가량 많다.
분양 전망도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뚜렸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6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서울이 105.9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선을 넘어섰지만 대구(72.7), 울산(68.8), 전남(76.5) 등은 지난달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영선 연구위원은 "서울 특정 단지를 제외하고는 분양 사업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으로 앞으로 분양시장의 양극화 내지는 국지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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