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밀문건을 불법으로 반출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연방법원 출석을 앞두고 플로리다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을 하루 앞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개인 전용기를 타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이는 지난 4월 ‘성추행 입막음 의혹’ 사건으로 뉴욕 법원에 출석한 이후 두 번째 법정 출석이다.
지지자들은 그가 하루 동안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 리조트 밖에 모여들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트럼프는 결백하다”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한다” 등을 외치며 그를 응원했다.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지지층의 시위를 더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측근인 로저 스톤과 진행한 W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지금 많은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항의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대선에서 물러나는 상황은 어떠한 경우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은 13일 오후 3시로 예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석을 앞두고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1.6 의회 폭동’ 혐의로 회원 다수가 기소된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의 현지 지부도 법원 앞 집회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과 같은 폭력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사법당국은 이들을 모니터링하며 경찰력을 보강하고, 바리케이드와 경찰 테이프 등을 설치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당일 최대 5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필요할 경우 주변 도로를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누엘 모랄레스 마이애미 경찰서장은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는 수많은 군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돼있다”고 밝혔다.
프란시스 수아레즈 마이애미 시장도 “우리는 분명히 헌법을 믿고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믿지만, 법과 질서도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일 일어날 일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기소된 ‘성추행 입막음 의혹’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국가 안보와 연관돼 있을 뿐 아니라 간첩법 위반 및 사법방해죄로 최대 20년의 무거운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혐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큰 격차로 공화당 여론조사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4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율은 22%로 그 뒤를 이었다. 또 공화당원의 81%는 이번 기소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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