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인기 전기차 구입 시 대기 기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아이오닉 5의 경우 약 2개월 정도면 차를 받을 수 있고 아이오닉 6, 기아 EV6는 일부 트림의 경우 즉시 출고도 가능한 수준이다. 쉐보레 볼트 EUV 역시 전시장 계약 후 1주일 안에 차를 받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입항 물량을 기준으로 출고를 진행하는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가격과 차종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전기차 판매가 신통치 않아 판매사별 프로모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분위기다. 고급 브랜드의 전기차는 물론, 지난해 출시한 새 전기차 브랜드 역시 재고가 상당한 상황이다.
영업 일선에서는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나고 상품성이 높은 전기차가 다수 등장했지만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 건 쉽지 않다"며 "가격표를 본 뒤 같은 브랜드의 다른 내연기관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경쟁 전기차를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이 아닌 내부간섭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전기차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로는 낮은 가격경쟁력이 꼽힌다. 먼저 배터리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비싸다. 이 경우 보조금으로 일부 해결을 해왔지만 해마다 낮아지는 지원금과 높아지는 차 가격의 간극이 더 벌어지면서 경쟁력을 잃게 됐다는 것. 또 한번 올라간 금리가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 구매 심리 자체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구매 후 차를 운행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두려움도 적지 않다.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유지비 부담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또 전기차 증가세를 감당하기 힘든 충전 인프라와 주차 경쟁 등 고려해야 할 게 많다는 점도 불편함을 키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쉬운 유지와 합리적인 성격을 지닌 하이브리드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실제 주요 국산차 하이브리드 제품은 출고까지 평균 6개월 이상의 대기가 필요하다. 수입차도 하이브리드 신차 위주로 높은 관심과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사이 장점을 섞어 만든 차라는 인식이 주를 이루며 입소문을 타고 점유율을 넓히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전기차를 친환경보다는 친경제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높다"며 "제품 완성도 만으로는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에 획기적인 가격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폭발적인 수요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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