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미국 스타벅스에서 해고된 백인 매니저가 327억 원에 이르는 보상금을 받게 됐다. 그는 흑인 인종차별 논란으로 해고된 후 “백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 당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배심원단이 그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14일(현지시각) 미국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州)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스타벅스가 전(前) 직원인 섀넌 필립스에게 보상금 2560만 달러(약 326억4000만원)를 지급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스타벅스가 인종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뉴저지주 법과 필립스의 시민권을 침해했다고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

이 소송의 발단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4월 흑인 남성 2명이 필라델피아 리튼하우스 스퀘어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사업 동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한 명이 직원에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으나, 직원은 이 요청을 거절하고 매장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 두 사람이 이에 항의하자 직원은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두 사람은 불법 침입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는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필라델피아 검찰청은 “사건을 검토했으나 범죄가 저질러졌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소하지 않았다. 남성들이 풀려난 이후에도 파장이 이어지자 스타벅스 측은 “매장 직원의 응대 방식은 비난 받을만 하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문제는 스타벅스가 이 사건과 관련해 일부 직원들에 대해 징계 조치를 내리면서 발생했다. 원고인 필립스는 당시 관리자로 근무하며 필라델피아, 사우스 저지, 델라웨어, 메릴랜드 등지의 100여개 매장을 총괄 감독하고 있었다.

필립스는 상관으로부터 인근 매장을 관리하는 백인 매니저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차별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였으나, 필립스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정작 논란이 된 리튼하우스 스퀘어 매장을 관리하는 흑인 매니저에 대해서는 어떤 징계도 없었다”고 했다.

필립스는 백인 매니저를 정직시키라는 명령을 거부한 직후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고되면서 들은 유일한 설명은 ‘상황을 회복할 수 없다’는 것 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2019년 스타벅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스타벅스 측은 필립스의 주장을 부인하며 “해당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어떠한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해고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원고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필립스가 받을 2560만 달러 가운데 60만 달러(약 7억6500만원)는 피해보상금, 2500만 달러(약 318억 7500만원)는 징벌적 배상금이라고 CNN은 전했다.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3/06/15/IN2SWEM54BCRRHJPWEJ7UO7M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