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5개월째 이어졌다.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완만한 내수 회복세, 경제 심리 개선, 견조한 고용 증가세 등으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봤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물가 상승률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처음으로 한국 경제가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한 이후 5개월째 같은 진단을 내놓고 있다.
경기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은 수출 부진이다. 지난달 수출액은 522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2%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다. 수출 감소는 무역적자로 이어졌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설비 투자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 투자가 소폭 줄었지만 운송장비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월보다 0.9% 증가했다. 정부는 기업심리 개선, 기계류 수입 증가 등은 설비 투자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 하락, 설비투자 조정 압력 축소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시장도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84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만1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63.5%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는 줄었으나 서비스업 취업자는 증가 폭을 유지했다.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가공식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지난 4월(3.7%)에 이어 두 달째 3%대 물가상승률을 보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앞으로의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및 글로벌 IT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취약부문 영향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확고한 물가·민생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하반기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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