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가계대출이 다시 늘면서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의 잠재 취약성이 더 커졌다.
아울러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은 여전히 경제 규모(국내총생산)의 두 배를 훌쩍 넘을 만큼 지나치게 많은 상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올해 1분기 48.1로 작년 4분기(46.0)보다 상승했다. 2007년 4분기 이후 장기 평균(39.4)과 비교해도 높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국내외 통화정책 긴축기조 완화 기대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4월 이후 가계대출이 다시 늘면서 금융불균형 축소가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도 해당 보고서 설명회에서 "이번 보고서의 분석 대상 시기가 1분기까지인데, 4월에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 등을 반영하면 2분기에는 (금융취약성지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 관점에서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금융불안지수(FSI)는 올해 5월 17.0으로 3월(20.1)과 4월(18.1)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10월(23.4) '위기' 단계(22 이상)에 들어선 뒤 8개월 만에 '주의' 단계(8 이상)로 떨어졌다. 주요국 통화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금리가 낮아진 데다 금융기관의 금융중개기능도 원활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올해 1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추정치)은 223.1%로 집계됐다. 6개월 전인 지난해 3분기(223.6%)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신용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5%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기업신용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과 회사채 순발행 등의 영향으로 7.5%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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