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이른바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제를 내지 않는다. 대입을 미끼로 사교육을 조장하는 '이권 카르텔' 뿌리 뽑기에도 나선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공정한 수능평가를 점진적·단계적으로, 그렇지만 확실하게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에서 다뤄지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소위 킬러 문항은 학생과 학부모 눈높이에서 핀셋으로 철저히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 킬러 문항이 더 이상 출제되지 않도록 수능 출제 관리체제를 한층 강화한다.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현장 교사들을 중심으로 공정수능평가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 수능 출제 단계에서는 독립성이 보장되는 공정수능출제점검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문항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아 교육 시장 정상화에도 나선다. 이 부총리는 "수능 출제위원과 수능 전문 대형입시학원이 결탁해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이권 카르텔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킬러 문항을 내세워 고액 사교육을 부추기는 일부 입시학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교육부는 오는 7월 6일까지 2주간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관련 신고를 받는다. 한국인터넷광고재단과 함께 사교육 부당 광고 점검에도 나선다.
지난 22일 꾸린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중심으로 공정거래위원회·경찰청·서울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적발 사안은 엄중 조처한다.
교육부는 고액 컨설팅 사교육 없이도 입시 준비가 가능하도록 현장 교사 중심의 공공 컨설팅을 지원하고, 대입 관련 정보 제공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자료를 쉽게 찾고 활용할 수 있게 대학정보 공시도 개편한다.
이 부총리는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조처로 혼란에 빠진 수험생과 학부모를 향해 "공교육 내 문제 출제는 그간 꾸준히 밝혀왔던 원칙으로 이번에 정부가 확실히 고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교육 과정 안에서 충실히 공부하고 지도해 온 학생·학부모·선생님들께서는 전혀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며 "일부 학원의 불안 마케팅·공포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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