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며 무역적자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수출 실적이 전년보다 6%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기획재정부 주재로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 대비 6.6%, 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서자 무역적자 개선 신호탄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언뜻 보면 올해 수출입 시장이 호전되는 듯 보이지만, 수출 실적은 여전히 저조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직 반도체 업황이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11억3000만 달러(약 1조470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63억1000만 달러(약 34조7029억원)로 소폭 줄었다.
이는 수출이 늘어난 게 아닌, 수입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이 줄어들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통계협회에 따르면 1~5월 누적 수출액은 2530억 달러(약 329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9개월 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무역수지 흑자를 이뤘다는 지난달에도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542억4000만 달러(71조5425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실적이 같은 달 기준 최대 실적(577억 달러)을 기록한 역기저효과 등이 있고 수출 감소율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6.0%라고 하지만 여전히 부진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지난달에도 수출 감소세를 만든 주요 원인은 반도체에 있다. 반도체 수출은 89억 달러(11조7391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28.0% 급감했다. 반도체 내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장기화 중이기 때문이다.
결국 반도체 수출이 관건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분야 수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결국 수출 플러스가 되려면 반도체와 중국 부문이 관건"이라며 산업이나 무역 정책 차원에서 할 일은 많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없던 시장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더디지만 반도체 업황이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반도체 전문 연구원은 지난달 반도체 수출 실적 관련 "지난해 대비 수출 실적은 한참 못미친다. 지난해 호황인 때와 비교하면 안 되고, 전월 대비로 성장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6월치를 포함한 2분기 실적으로 봐도 분기별로도 전분기 대비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반도체 실적이 상승기류를 타다가 다시 하락으로 턴한 적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회복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보다 월등히 좋아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변수는 중국 경기 회복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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