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발 불안이 금융시장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까지는 파급력이 크진 않지만 여타 악재와 겹치거나 금고의 자금 인출 사태가 조기에 진화되지 않을 경우 투자 심리는 빠르게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새마을금고 자금 인출은 이어지고 있으나 지난 7일에는 인출 폭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급한 불은 껐다’라는 평가를 하면서도 경계심은 늦추지 않고 있다. 살얼음판 국면이 이어지는 셈이다.
지난 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9bp(1bp=0.01%포인트) 뛰었다. 10년물과 5년물, 2년물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 4일 행정안전부가 연체율이 높은 금고 100곳에 대한 특별검사·점검 계획을 발표한 이후 채권 금리는 추세적으로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만 보면 이 기간 금리 상승폭은 11.6bp에 이른다. 새마을금고발 불안이 채권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까닭이다.
특히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 채권 매각에 나선 소식도 채권시장에 암암리에 퍼지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새마을금고가 포함된 ‘종금·상호’ 업계는 이달 들어서만 3조2143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강승연 디에스(DS)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 매수 수요가 높은 시기와 맞물려 있는 터라 이번 새마을금고의 매도분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 다만 새마을금고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채권 매도가 더 이어질 수 있는 탓에 매도가 집중된 금융채 중심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도 나흘 연속 뒤로 밀렸다.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3천억원 남짓 순매도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새마을금고발 불안도 작용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는 하락 흐름에는 새마을금고 이슈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에 견줘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한창섭 행안부 차관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함께 ‘확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새마을금고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금융 최고사령탑이 모두 머리를 맞댄 모양새다.
이 자리에선 일단 새마을금고 자금 인출이 다소 줄어들었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이 회의에 참석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6일 오후부터 인출액 증가세가 둔화됐다. 7일 인출 규모는 전일보다 1조원가량 줄었다”며 “급한 불은 꺼졌고 다음 주엔 진정세가 더 확연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7일 하루에만 중도해지된 예·적금 중 3천건이 재예치된 사실도 이 관계자는 언급했다. 지난 6일 정부는 이달 1∼7일 사이 중도 해지한 예·적금을 오는 14일까지 재예치하면 기존 계약 당시의 약정 이자와 비과세 혜택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계심을 놓지 않는 분위기는 역력하다. 오는 10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던 연체율 상위 30곳 금고에 대한 특별검사를 연기하기로 한 게 한 예다. 자칫 특별검사가 특정 금고를 중심으로 자금 인출 사태를 재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이다. 당국이 최근 자금 인출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장에 검사 인력이 나가면 예금자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 일단 시장 상황이 안정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예금자들의 불안을 조장하는 허위 소문에 대해 법적 책임을 강력히 묻겠다”며 불안감 확산 차단에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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