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각)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수천명의 시민이 집회 금지령을 무시하고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검문을 피해 달아났던 알제리계 프랑스 청소년 나엘(17)이 경찰의 총격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발생했던 대규모 폭력 시위는 다소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살아 있는 것이다.
이날 시위는 공식적으론 2016년 경찰에 체포돼 구금 중 사망한 24세 흑인 남성 아다마 트라오레를 기리는 연례 추모 집회였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나엘 관련 폭력 시위가 공공질서를 해쳤다는 이유로 해당 집회에 금지령을 내렸으나 먹히지 않았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나엘 추모가 촉발한 대규모 시위로 피해를 당한 도시의 시장들을 불러모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4일 열린 회의에서 마크롱은 “이런 사건들(이주자 총격 사망)이 발생한 더 근본적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힘겹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내 이주자들과 본토 프랑스인의 갈등은 ‘잔불’처럼 남아 있다. 프랑스산업연맹(MEDEF)에 따르면 이번 나엘 추모 시위가 여러 도시에서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200개 이상 상점이 약탈당하고 300여 개 은행 지점과 250개 소규모 가게가 파괴돼 프랑스 기업 전체로는 약 10억유로(약 1조43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는 프랑스 전역에서 폭력 시위가 확산하면서 해외 관광객이 여행을 취소한 데 따른 피해도 포함한 것이다. MEDEF에 따르면 계획했던(7월 초 기준) 파리 여행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은 20~2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BFMTV는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을 인용해 프랑스 정부가 시위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기업을 돕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위 발생 이후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 60%가 이민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일주일 넘게 이어진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부적절한 행동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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