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울산공장 등 전 사업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불법정치파업 논란 속 현대차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 등 전 사업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날 현대차 노조 근무조 1·2조(오전·오후)가 각각 2시간씩 파업에 나서면서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3일부터 산별노조 순환 파업 형태의 총파업에 돌입했는데, 그중 가장 규모가 큰 금속노조는 이날 총파업에 참여한다. 금속노조 산하인 현대차 노조도 그 지침에 따라 참가하게 됐다.
총 4시간의 부분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면서 모든 차종의 부분적 생산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2018년 노조의 총파업 당시 4일간의 부분파업으로 1만1000대의 생산차질과 2750억원의 손실을 봤다.
현대차 노조는 이에 따라 4년간의 무분규 기록을 스스로 깨게 됐다. 노조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사측과 파업 없이 합의를 끌어냈지만 결국 5년을 채우지 못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파업은 정당한 절차를 통해 쟁의권을 얻은 합법적인 파업이 아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부터 임단협을 진행 중이지만,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쟁의조정 신청 승인 절차 없이 파업에 나섰다.
재계는 즉각 비판에 나섰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우리 경제가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 분야 노조의 파업에 이어 보건의료노조 까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하고 불법 정치파업에 나서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도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현대차 노조의 불법정치파업 참여는 역대 최대 실적 갱신을 이어가고, 29년 만의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 등 미래차 투자를 확대하며 세계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 기술개발 경쟁에서 가격경쟁으로 변화되고 있어 노사관계 안정을 통한 생산 효율화와 비용 절감 등 생산성 향상이 절실한 시점에 스스로 경쟁력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법 파업 논란이 불거지면서 현대차 노사 간 임단협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노조의 총파업 합류를 불법 정치파업으로 규정하고 법정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지침에 의한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파업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며,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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